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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뵙겠다는 예리의 인사에 지유리는 몹시 당황했다. 사람들 있는 곳에서 이렇게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뭐, 저런 애가 다 있지?’ 자리에 있던 제작진들도 이게 무슨 일인지 몰라 눈만 끔뻑거리고 있었다.
한 명은 친하다고 하는데 다른 한 명은 처음 뵙겠다고 하는 뜨악한 상황.
“예, 예리야. 무슨 장난을 그렇게 해? 여기 작가님, PD님도 다 계신대 오해 하실라.” 지유리가 이렇게 나올 걸 예상했는지 예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예? 제 기억으로는 한 번도 뵌 적이 없었는데. 다른 그룹 멤버랑 착각하신 거 아니에요?” 금시초문이라는 듯 예리는 그 큰 눈을 끔뻑 끔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되자 지유리는 슬슬 스팀이 올라왔다.
아무리 ‘구라가 줄줄’인 지유리지만 남의 구라에는 본인도 참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예리야. 우리 분.명. 얼마 전에도 봤잖아? Onet KPOP 콘서트할 때 자판기 앞에서 본 거 기억 안나?” “?? 아, 아······.” 뒤늦게 기억이 나는 양 예리가 말을 이었다.
“그때 멤버들이랑 인사드리긴 했는데 저를 기억하고 계실 줄은 몰랐어요.” 그러면서도 눈빛은 곱지 않게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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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괴롭혀놓고 친하다고 하는 게 뻔뻔해 보이기는 하지.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살짝 놀랐다. 파워볼사이트
‘예리가 착하기만 한 줄 알았는데, 귀여운 부분이 있네?’ 이렇게 비호감을 그대로 드러내는 모습이 내 눈에는 또 당당하고 귀여워 보인다.
두 사람의 실랑이가 마냥 재미있다.
특히, 할 말이 많아 보였지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참고 있는 지유리를 보고 있자니 웃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그으래? 어쨌든 아는 사이이긴 한 거잖아?” 친한 사이는 아니라는 확인 사살을 지유리 본인 입으로 한 것이다.
“그럼요, 멜로디 선배님들을 모를 수야 없죠. 오늘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친해지고 싶어요, 선배님.” 예리가 상큼한 미소를 날리며 애교 있게 말했다.

누가 봐도 예리의 승!
‘아유, 깜찍한 녀석.’ 지유리는 예리의 너스레에 머리끝까지 화가 나 표정관리가 되지 않았지만, 소속사에서와는 달리 끝까지 분노를 누르고 있었다.
한 번 실수하면 저기 지켜보는 제작진들뿐 아니라 다른 이들도 자신을 안 써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바닥에 소문이라는 게 참 빠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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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차마 미소는 지어지지 않는지 더 이상 예리에게 대꾸 없이 제작진에게만 고개를 숙이고 대기실을 나섰다.
몸을 부들부들 떠는 뒷모습이 곧 발사라도 될 것 파워볼게임 같은데?
같이 가는 매니저가 걱정이로군.
그녀가 나간 뒤 당황스럽게 서 있는 제작진을 보며 나는 얼른 예리를 쉴드 쳐줬다.
“저희 애들이 인지도가 낮아서 유리 씨가 착각했나 봅니다. 하하하. 그래도 예리야, 선배님이 알은체 하시는데 친하다고 해야지.” 예리가 마냥 순진한 얼굴로 되물었다.
“전혀 모르는데도요?” “당연하지!” 고개를 끄덕이는 예리의 저 순수한 눈망울에 제작진은 끔뻑 넘어갔다.
“어? 예리 씨 난감했겠는데.” “갑자기 MC 교체돼서 속상해서 그런가봐. 예리 씨가 이해해줘.” “네, 그럼요.” ***
“아··· 외롭다, 외로워.” “뭐예요? 정원 씨이.”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죠. 가을 타는 남자가 돌아왔습니다.” “제이크의 가을가을해.” 오카의 기존 MC들이 대본 리딩을 하는 중이다. 메인 PD 장승민은 초시계로 정확히 시간 체크하는 중이고, 메인 작가 임소연은 대본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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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는 그들과 함께 넓은 타원형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MC들이 리딩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다음 주부터는 자신이 해야 된다는 생각에 열심히 눈으로 대본을 쫓았다.
가수들은 사녹(사전녹화)이라도 하는데, MC 멘트는 전부 생방이라 긴장감이 가시지 않았다.
이후로도 몇 번의 MC 리허설을 지켜본 뒤.
구 대표와 함께 무대 세트가 스태프들에 의해 뚝딱뚝딱 만들어지는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와아, 우리는 언제 저런 무대에 오르려나··· 엔트리파워볼 ··.” 세트장은 근사하게 바뀌고 있었다.
“곧 오르게 될 거야. 기다리고 있어, 예리야.” 넵! 대표님. 믿을게요.” 그 순간, 구 대표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잠시만 예리야, 통화 좀 하고 올게.” “네, 대표님. 다녀오세요.” 그렇게 구 대표가 떠나가고 예리는 부러움이 가득한 눈길로 세트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잠깐 좀 보지?” 지유리가 자신을 찾아왔다.
시선을 돌려 그녀를 무표정하게 쳐다봤다. 지유리가 움찔 거리는 게 느껴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자신을 부담스러워 하면서 왜 찾아왔나 싶은데, 싸늘한 저 눈빛을 보니 알 것도 같다.
아까 일이 꽤 열 받았나 보지?
첫 만남 그대로 되돌려 준 것 뿐인데.
예리는 지유리의 차가운 눈빛에도 전혀 기죽지 않고 쿨하게 대꾸했다.
“네, 보시죠.” 스튜디오를 나온 두 사람은 사람들이 없는 구석으로 갔다.
지유리는 눈을 부라리며 예리에게 말했다.
“야, 윤예리! 너 자꾸 거짓말 할래?” “제가요?” 그러나 예리는 바위처럼 단단했다.
“이 뻔뻔한 년 봐라? 너 아운대랑 케이팝 콘에서 두 번이나 봤잖아!” “그래도 친해지지는 않았죠.” “그래서 처음 뵙겠다고 한 거야? 너 돌았냐?” “돌긴요. 전 선배 행동을 따라한 것뿐이에요.” “구라치는 게 날 따라한 거라고?” 눈 깜박할 새도 없이 예리에게서 대답이 날라 왔다.

“네!”
“아주 꼬박꼬박 말대답이지? 너 이 바닥이 우스워?” 예리는 아예 더 대답하지 않고 지유리를 쳐다만 보았다. 지유리는 그 눈빛만으로도 자신이 무시 받는 것 같아 화가 치솟았다.
“이게!!” 지유리가 팔을 들어 올리자, 윤예리가 그녀의 팔을 막으며 말했다.
“그때도 그러더니 이게 무슨 짓이에요? 저 태권도 3단입니다. 싸우면 이길 수 있어요?” 예리가 빙그레 미소 지으며 지유리의 팔목을 한 손으로 더욱 꽉 움켜잡았고.
지유리는 화들짝 놀라며 팔목을 가까스로 뺐다.
예리는 그 특유의 범접할 수 없는 미모로 지유리를 찍어 눌렀다. 거기에 더해 카리스마까지.
지유리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확 쫄았다.
더는 아무 말도 못하고 예리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눌러주자 예리는 뿌듯하게 미소 지었다.
“사람을 보고 까불어야지! 헤헤.” 그리고 코너를 돌아 슉슉 주변을 살폈다.
“대표님 없지? 없는 것 같네··EOS파워볼 ·. 휴우, 다행이다.” 한편, 통화를 마친 구 대표가 다시 스튜디오로 들어가려는데 지유리가 스치듯 지나갔다.
‘어? 지유리?’ 깜짝 놀라 스튜디오 안으로 빠른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뒤에서, “대표니임!” 하고 예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른 몸을 돌려 걱정스럽게 예리에게 물었다.
“예리야, 지유리가 너 찾아와서 또 괴롭혔니?” “아니에요. 걱정 마세요, 대표님! 제가 후배로서 사과드렸더니 잘 마무리됐어요.” “그래? 우리 예리 마음도 넓네. 잘했다.” “헤헤.”
예리는 아주 아주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작은 기획사지만 회사의 대표가 한 아티스트만 신경 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주하율이 들어간 드라마도 신경을 써야했다. 방송국으로 들어가 제작 PD 한여름, 방훈 감독과 함께 미팅을 가졌다.
“그러니까 김수라 씨가 캐스팅 됐다구요?” 김수라는 40대 후반의 중년 연기자다. 톡톡 튀는 외모로 한 시대를 풍미한 톱스타였기도 했다.
한여름 PD는 살짝 난감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로투스바카라
“정확하게는 저희가 캐스팅한 건 아니구요. 온지후 소속사에서 알아서 집어넣은 거죠.” “아······.” 이제 사전 작업을 마무리하고 곧 대본 리딩을 앞두고 있었다.
“그쪽 소속사에서는 뭐라고 해요?” “다른 건 교체할 수 있어도 김수라는 절대 안 된대요. 좀 골치 아프게 됐죠? 죄송해요. 구 대표님 회사에 배우가 별로 없어서 통 크게 PK 엔터에 배역을 다섯 개나 줬는데 이제 와서 무르라고 할 수도 없고.” 제작 이사이기도 한 한여름 PD는 방훈 감독의 눈치를 봤다.
김수라가 하필이면 남주 소속사인 PK 엔터 소속일 줄이야.
그녀는 감독들이 꺼려하는 배우였다.
아직도 탑스타인 줄 아는지 조금도 촬영이 지연되는 걸 못 견뎌했다.
물론 한 회당 한 두 씬 정도로 나오겠지만 방 감독은 직접 현장에서 김수라를 컨트롤해야 되는 입장이라 어떨지 조심스러웠다.
방 감독은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
“입봉하기 전에 B팀 감독일 때 김수라한테 호되게 당한 적이 있긴 한데······. 설마 아직도 그러겠어요? 벌써 6년이나 지났고.” “그렇겠죠? 저도 잘 조율해보겠습니다. 감독님.” “네! 온지후 준다는데 해야죠.” 그만큼 우리 드라마에서 파급력이 있는 건 온지후뿐이었다.
두 사람은 약간 찜찜하기는 했지만 남주 소속사에서 넣은 배우이기도 하고 그쯤이야 크게 문제없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 겉으로 드러난 상황만 보면 그렇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 일과 관련된 배경이 머릿속에서 떠오른다.
내 생각이 맞다면······.
‘당장 잘라버릴 준비를 해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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