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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필이라는 말이 가당치 않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유언장에 내 이름이 들어간다는 것은 얼토당토아니한 얘기였다.
“회장님, 저는 TJ 그룹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입니다.” “나는 자네를 믿네. 또한, 유진이의 선택을 믿네.” 나는 민창욱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상태에서 내뱉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얼마나 안다고 유언장에 내 이름을 넣는다는 말인가?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이었다. 그가 나를 민유진의 남자 친구 이상으로 생각했다면 바로 깨트려야 했다.
“회장님, 저는…….” 내 말은 꽝 소리와 함께 잘렸다. 문이 열리면서 중년의 남자가 호들갑스럽게 들어왔다.
“회장님! 지금 깨어나신 겁니까?” “서 변호사, 저승 가는 노잣돈이 없어서 헤매었네. 이제 노잣돈이 생겼으니 편히 갈 수 있겠네.” 왜, 나를 보고 얘기하는 것일까? 내가 노잣돈이란 말인가?
“노잣돈이요?” “마음이 편해야 저승도 쉽게 가는 거라네. 이제야 마음 놓고 떠날 수가 있겠어.” “회장님, 그렇다면?” “지금 유언장을 작성할 거야. 다들 나가 있어.” 민유진이 내 팔을 잡아끌었다. 아직 해야 할 이야기가 있는데 엄중한 분위기에 밀려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나를 비상계단으로 끌고 갔다.
“고마워. 사장님이 오니 할아버지 정신이 돌아왔어.” 실시간파워볼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나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권력 다툼을 하는 TJ와 내가 얽혀서 좋은 일이 있을 리는 만무했다. 민유진에게 내 생각을 확실히 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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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유언장에 나에 대한 언급이 있으면 포기할 거야. 어떤 금전도 어떤 대우도 바라지 않아.” “나도 할아버지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아마 사장님을 손자사위로 생각하는 것 같아.” “내 의사는 중요하지 않아?” “나는 사장님이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좋겠어.” “무슨 말이야?” 나는 다소 격앙된 어조였다. 그녀는 차분하게 설명했다.
“막말로 로또 맞은 걸 수도 있어. 유언장에 어떤 내용이 있을지는 몰라도 할아버지가 가진 재산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돈일 거야. 할아버지가 왜 사장님에게 호의를 베풀까?” “네 말대로 손자사위로 생각하고 선물이라도 하고 싶은 것이겠지.” “숨은 뜻을 알아야지.” “숨은 뜻이 뭔데?” “사장님에게 힘을 주는 거야.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내부 권력 암투가 벌어질 게 뻔해. 그걸 사장님이 조율할 수 있다고 할아버지가 믿는 게 분명해. 사장님을 보는 눈이 특별했다는 거 잘 알잖아.” “나는 상관없는 일이야. 내가 해야 할 일도 산더미고.” “큰 사업가로 도전할 마음은 없는 거야? 나는 사장님이 지금 회사에 머무를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 더 원대한 꿈이 있잖아.” 나는 둔기로 뒤통수를 가격당한 충격을 느꼈다. 어떻게 알았을까?
누구에게도 내 계획을 말한 적이 없었다. 대충 어림잡고 말을 꺼낸 것일까?
그녀의 말은 계속됐다.

“대기업의 시스템을 알 좋은 기회야. 분명히 사장님이 사업할 때 도움이 될 거야.” “내가 사업을 확장할 거라고 자신하는 이유가 뭐야? 나는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어.” “양평 땅에 관심이 있잖아.” “…….”
“아빠 회사가 가진 양평 땅을 사려고 했던 거 알아.” 2차 충격이었다. 어떻게 그것까지 알았을까?
나는 둘째 형으로부터 TJ 관련 서류를 받고 그들이 내 땅 옆에 많은 임야를 소유한 걸 확인했다. 돈이 있으니 욕심이 생겨 매입을 타진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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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알았어?” “그 땅은 TJ에게 매우 중요해. 그 앞으로 국도가 날 예정이니까.” “그런 건 어떻게 알아?” “지도를 보면 쉽게 알 수가 있지. 서울, 경기와 강원도를 잇는 중요한 위치에 양평이 있어. 반드시 도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지역이야.” “너는 그런 것도 알아?” “할아버지가 정신이 온전했을 때 해준 얘기야.” 얘기하다 보니 말이 다른 방향으로 샜다.
“내 질문은 내가 양평 땅을 사려고 했는지 어떻게 알았냐는 말이야.” “사장님이 우리 땅 옆에 10만 평을 소유한 것도 알고 있어. 건설에 관심 있는 거 맞지? 그래서 더 땅을 확보하려고 한 거지?” “…….”
“만약 그렇다면 좋은 기회야. 어쩌면 양평 땅을 가질 수도 있으 파워볼사이트 니까.” “무슨 말이야?” “할아버지가 만약 사장님에게 뭔가를 준다면 그걸로 양평 땅과 거래할 수 있지. 이런 기회가 쉽게 올 것 같아?” 듣고 보니 나에게는 밑질 것이 없는 장사였다. 도로가 난다는 정보도 얻었으니 그 땅을 차지한다면 나는 천군만마를 얻는 셈이다. 내 궁극적 목표가 멀지 않았다.
민유진의 눈이 너무 또렷해서 뇌가 반짝이는 것 같았다.

“우리 땅을 노리는 사람이 있으니까 조사하는 건 당연한 거야. 아빠 회사가 어려우니까 자금 마련을 위해서 내가 이것저것 처분했거든. 양평 땅은 미래 가치를 보면 절대 팔 수 없었어.” “그런데 너는 왜 내 편을 드는 거지? 너희 집 재산의 일부가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갈 수도 있는데.” “핏줄보다는 사장님이 더 나으니까.”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확인이 필요했다.
“내가 네 친척이나 사촌보다 믿을 수 있다는 거야?” “응. 나는 사장님이 지금에 만족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 내가 도움이 되고 싶어. 어쩌면 사장님이 생각하는 목표로 가는데 TJ 건설이 힘이 될 수도 있으니까.” 3차 충격이었다. 어떻게 내 생각을 훤하게 읽을 수 있을까?
또 내 생각을 읽혔다.
“그렇게 놀랄 필요 없어. 관심이 있어서 알게 파워볼게임 되는 거야. 사장님에게 좋은 기회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해. 사장님은 워낙 긍정적인 사람이잖아.” 민유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나는 이미 그녀에게 설득당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너무 쉽다는 느낌을 주기는 싫었다.
“생각해볼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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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우리 엄마가 TJ 건설이 원청인 용산 건설 현장에서 함바를 했었어. 밀린 돈도 못 받으면서 쫓겨났어. 이 부분은 해결했으면 좋겠어.” “그랬어? 미안. 몰랐네. 할아버지에게 꼭 말할게.” “내일 보자.” 이 만남이 내 운명의 추를 바꿀 줄은 알지 못했다. 민유진에 대한 고마움으로 그녀의 부탁을 들어준 것뿐인데. 나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형 테이블 중앙에 서 있었고, 우측에는 민석기가 초조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그는 유언장이 완성됐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형제들을 제집으로 불러모았다.
민석기는 분하다는 듯 책상을 내리치며 말했다.
“유언장 내용은 확인하지 않은 거지?” “확인할 수가 없죠. 서 변호사가 가지고 있으니까 공개하지 않을 겁니다.” “그럼 전 유언장은 도대체 뭐야? 조작한 거야?” “그건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이번은 확실하다는 거네.” “의사가 의식이 돌아왔다는 걸 확인했으니 법적 효력이 있는 거죠.” 민중기는 담배에 불을 붙여 깊이 연기를 마신 후 깊게 내뱉었다.
“노인네, 우리가 있을 때는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더니 우리가 없으니 갑자기 살아나는 건 뭐야!” “24시간 붙여야 했어. 네가 좀 그러지 그랬냐?” “형님, 저도 지금 정신없습니다. 그리고 몇 달 동안 시체처럼 누워 있었는데 언제 깨어날 줄 알고 그럽니까? 결정적으로 용기 형님이 허락하지 않았어요.” “아이고 참, 이제 어떡해야 하나? 분명히 형님에게 유리한 내용이 가득 담겼을 텐데.” “대책을 세워야죠.” 민중기의 이마에 깊은 주름이 잡히는데 문이 열렸다.
“오빠! 어떻게 된 거야?” 민영순의 옆에는 그녀의 남편 자춘수도 있었다. 민석기는 미간을 주저앉혔다.
“쟤는 왜 데리고 왔어?” 여동생의 남편을 매제가 아닌 쟤라고 불렀다. 민석기뿐만 아니라 민중기 역시 ‘야, 너, 쟤’라고 부르면서 그를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왜 그래? 이이도 TJ 건설 주식 3%를 가지고 있어. 그러다가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어.” “그걸로 유세하냐?” “지금은 4% 됐을걸? 맞지, 자기야.” “응. 더 샀어.” 1%를 증가시켰다는 것은 70만 주를 더 샀다는 것이었다. 집에 돈이 있는 놈도 아니고, 그렇다고 월급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니라 민중기는 의심이 생겼다.
“네가 돈이 어디 있어서 사?” “주가가 곤두박였을 엔트리파워볼 때 샀습니다.” “5,000원이라고 치더라도 35억이야. 네가 그 돈이 어디 있어?” “여기저기서 돈을 융통했습니다.” “설마 호텔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라도 한 거야?” “네.”
“뭐라고!”

민중기는 목에 핏대를 세우며 자춘수를 노려봤다.
“네가 뭔데 TJ 자산으로 TJ 건설 주식을 사!” “오빠, 왜 그래? 제주도 TJ 호텔은 우리 재산이야. 전국에 있는 호텔과 리조트 다 뺏기고 그거 하나 가지고 물러났잖아. 우리 재산 우리가 마음대로 하는 것도 죄야?” “백번 양보해서 네 것이라고 하자. 왜 TJ 건설 주식을 사냐는 말이야!” “오를 거로 생각해서 투자한 거지.” “4% 주식으로 TJ 건설 경영에 간섭하려고? 너희 애들에게 뭐라도 주고 싶은 거야?” “오빠는 왜 그렇게 삐딱하게 생각해? 우리가 나중에 도와줄 수도 있잖아.” “저놈이 도와줄 놈이냐? 저 새끼 속이 훤히 보인다. 캐스팅보트 쥐고 제 몸값을 높이기나 하겠지.” 얘기를 듣던 민석기가 주먹으로 책상을 꽝 쳤다.
“지금 우리가 싸울 때야? 형님이 지금 다 가져가려고 하고 있는데 그깟 4%로 논쟁을 해야 할 때냐고!” 민석기의 으름장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잠시 고요했다. 분위기를 깬 건 민영순이었다.
“서 변호사에게 돈을 주고 유언장을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될까?” “너는 머리는 왜 달고 다니냐? 서 변호사랑 아버지랑 20년이 넘어. 그깟 돈 몇 푼에 아버지와의 약속을 어길 것 같아?” “답답해서 한 소리지. 그것까지고 인신공격까지 하고 그래. 내 머리가 어떻다고 난리야.” 민영순은 입술을 삐쭉 내밀다 말했다.
“큰오빠는 미리 내용을 다 아는 거 아냐?” “알면 우리를 다 로투스바카라 불러서 얘기했겠지. 모르는 눈치야.” “지금 TJ 건설은 어떤데? 아직도 안 망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네.” “공사가 다시 시작됐어.” “뭐?”
민석기가 화들짝 놀라 민중기를 바라봤다.

“무슨 말이야? 용산 현장이 다시 시작됐다고?” “최소한 300억 정도는 구했나 봅니다. 협력 업체 밀린 임금 다 지급하고 다시 공사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그 돈이 어디서 났어?” “그러니까 궁금하죠.” “정말 미치겠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그럼 다시 살아나는 거야?” “지금은 우리가 불리한 상황입니다.” 민석기는 민중기를 바라보며 물었다.
“김포 땅은 어떻게 됐어?” “지금은 가압류 상태입니다. 판결이 금방 나는 것도 아 세이프게임 니고.” “허허. 이거 정말 큰일 났네. 네 돈도 갚으면 김포 땅도 돌아가잖아. 그러면 TJ가 다시 살아날 거 아니야?” “모든 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TJ 건설은 애지중지했으니 반드시 살리려고 할 겁니다.” 민영순이

고심하다 입을 열었다.


“오빠, 아빠가 그다음 날 또 의식을 잃었다며? 금치산자 유언이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거야?” “의사가 정신 상태가 멀쩡하다고 부기(附記)했다니까!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어.” “그럼 다시 깨어나면 다르게 말할 수도 있잖아. 우리가 매일 번갈아 병원에 머물면서 아빠가 깨어나면 다르게 말하도록 하면 되잖아.” “네 머리는 파마와 염색할 때만 필요하구나. 도대체 생각이란 게 없어.” 민중기는 민영순을 흘겨보고 다시 담배를 물었다. 끝에서 얘기를 듣던 자춘수가 목소리를 높였다.
“형님들! 이렇게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망둥이가 뛰니까 이제 꼴뚜기도 뛰네.” “제게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뭘 또?”
“큰형님의 팔다리를 자르면 됩니다.” 자춘수는 손짓으로 가까이 오라는 시늉을 했다. 어디 감히 종놈이 상전에 대고 오라 가라 하냐는 생각이 들었으나 민중기는 위급한 상황이라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어떻게 자른단 말이야?” “지금 정부는 비리를 완전히 척결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우리가 준비해서 공격하면 큰형님을 확실히 구렁텅이로 밀어 넣을 수 있습니다.” “한 여사가 한 말 몰라? 다 같이 죽겠다고 자폭할 거야?” “우리가 입을 맞추면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몸통은 TJ 건설이니까요.” “방법이 있어?” “그럼요.”
자춘수의 입매에 비소가 그어지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초조와 긴장으로 얼룩졌던 민중기와 민석기의 얼굴이 점점 풀어졌다. 민영순은 손뼉을 치며 “브라보!”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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