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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적응하고 진화하며 복제하는 모스를 상대하기 위해 우리가 추구한 건.
만변(萬變)
이는 대 모스전 연구의 기본 전제였으며, 현재 놈을 궁지로 몰아넣은 힘의 근원이다.
삼만 개의 틀에서 쏘아지는 이온 캐논은 총열 내부에 새겨진 마법진에 의해 매번 속도와 사출되는 입자의 종류가 다르다. 하여 모스로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유사한 형태를 가진 포를 복제하는 건데, 그건 네일로 시절에 분자 분해 파동포를 복제한 것과 매우 흡사하여 캣츠파이어 기술력이 집대성된 팰리스의 자체 능력만으로 충분히 상쇄가 가능.
적중한 대상의 분자를 흩어버리는 기존의 파동포와 달리 우리가 쏘는 이온 캐논은 억지로 불순물을 끼워 넣는 역할을 한다. 원자핵과 전자 사이에 이물질을 삽입해 정상적인 흐름을 무너트리고 붕괴를 유도하는 기술.
이 메커니즘에 대한 영감을 제공한 사람은, 놀랍게도 여포다. 새로운 무기, 라는 주제로 의견을 교환할 때. 여포가 그레블과 대련을 하며 지나가듯 한 말.
“욕심이든 재산이든 권력이든, 뭐가 많은 놈은 항상 한계치 이상을 쥐여주면 자멸하게 되어 있다. 세상의 법칙이 그래. 안 그러냐, 진궁?” “옳은 말씀입니다.” 고래의 개체 수가 천만 단위에서 십만까지 줄었을 때, 놈이 포위를 풀었으나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는 게 맞겠지.
브으으….
밀폐 우주를 가득 채운 증식 포대. 모스는 경인족으 엔트리파워볼로 변해 이 경이적인 광경을 스윽 둘러보곤 대뜸 머리 뒤로 이어지는 등지느러미 아래를 손으로 더듬더니 뭔가를 꺼내 내가 있는 방향으로 내민다.
막대? 추…, 뭐라고 적혀 있는데. 잘 안 보인다.
“팰리스, 확대.” [확대합니다, 문자 인식, 해석 완료.] 고양이가 앞발을 내미는 그림이 그려진 손가락 크기의 봉지.
[츄르]


…….

날 뭐라고 여기는 거냐. 모스.
“발포.”
삼만 개의 파동포와 우주를 점한 증식포대가 쏘아진다. 모스의 실드와 표피를 완벽히 뚫지 못한다고 해도 이만한 숫자가 한 점에 집중되면, 또 다른 효과를 불러오는 법.
우주가 밝아졌고, 다시 어두워졌으며, 시간이 멈췄다.
【그만.】
【차원 방벽이 무너진다.】 【현 시각, 최강자전 종료를 선언한다.】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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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부터 이야기하면, 공동우승이다. 둘 다 1위를 받았으나 모스는 나의 소속이었기에 보상은 내게만 준다고. 그러면 모스에게 졌어도 상관없었냐고 생각할 수 있으니 큰일 날 소리. 놈은 자기 것을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 주더라도 지금처럼 거나한 전투를 요구할 터. 가능하면 이런 피로한 싸움을 피하고 싶다. 게다가 다음에 붙어보자고 할 때는 대책이 마련되었을 테니, 패배할 확률이 높다. 이번에도 근 2달이라는 시간 동안 모스를 떼어 놓고 연구했기에 한 방 먹인 거지 처음부터 놈의 눈에 띄었으면 상황은 반대가 되었을 거다.
별개의 이야기지만, 다음에 모스와 전투를 벌이게 될 때는 엄청난 고생이 예견되었다. 놈이 증식이라는 개념을 몸으로 배운 데다 표면세계 속에서 스승님이나 마법과 과학에 조예가 있는 지성체를 찾아다니며 증식 기술에 관해 묻고 다닌다. 원래 저럴 놈이 아닌데 어지간히 분했던 모양.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또 마지막에 내민 츄르가 생각난다.
하, 진짜. 정말 싫은 게 뭐냐면, 잠깐. 아주 잠깐이지만 혹했다는 거다. 내 식욕이 자극당한 게 아니라 그 당시의 추억, 특히 내가 츄르를 주었던 배양기 속의 아기 고양이들이 떠올라서 그렇다.
나중에 츄르는 대체 어디서 구했는지 물으니, 카우스타의 상품 목록에 추천으로 올라와 있길래 구매했다고.
그 요정 자식. 어쨌건, 현재 나는 밀실의 입구였던 천하 필드의 도시, 신야에 들어와 있다.
알 카파는 나와 모스, 그리고 알퐁 호링이 난장판을 쳐 놓은 독립 차원을 정리한 후에 메시지 박스로 보상을 보낸다고 약속한 후 우리를 사후세계로 이동시켰다. 며칠 걸릴 거라고 덧붙이기에 이참에 아예 푹 쉬려고 초고급 객잔에서 진탕 노는 중이다.


밀실과 섬, 우주에서 보냈던 시간은 사후세계와 동일하게 흘렀다. 고로, 지금 도시는 다음 천전시를 위해 자신을 광고하는 군주들의 전단지와 방송으로 그득하다. 의외인 건,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꽤 있었다는 것. 실제로 이 객잔의 방은 영업용을 위한 액자 사인을 해주고 무료로 빌렸다.
표면세계에서 모스가 기술 실험을 한다고 난동을 부리는 것과 여포, 그레블이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대련을 하는 걸 제외하면 나름대로 조용하고 느긋한 일주일이 흘렀다.
[새로운 메시지가 2건 도착했습니다.] [1. 안녕아. – 유리&하마르] [2. 상자 전송 한다. 알아서 고르도록. – 알 카파] 언제 로투스바카라 보내셨지? 우선 그분들이 보낸 메시지부터 확인.
[안녕이가 우승해서 우리는 참 기뻐. 하마르는 대견하다며 한참 웃는 거 있지. 우후후, 얼굴을 맞댄 시간은 길지 않았어도 그것만으로도 네가 그 사이에 어떤 여행을 해왔는지 짐작이 가. 아~주 대견해. 마음 같아서는 얼굴 보고 인사하고 싶지만, 우리 일정이 좀 빠듯해. 이해해주렴.
그럼, 여행길이 겹치는 날 또 만나.
-유리와 하마르가.] 몇 줄 되지 않는 짧은 글귀였으나 그곳에 담긴 온기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동안 멍하니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고 영구 보관 탭으로 넘긴 뒤 케프에게 사진을 찍으라 한 다음에야 알 카파가 보낸 메시지로 눈을 돌렸다.
메시지를 의식하자 창에서 검은 상자가 튀어나왔다. 표면세계 주민들의 시선이 한곳에 모인다. 모스 역시 관심 없는 척하며 눈은 내 손끝을 향했고. 늘 그렇듯, 상자의 위쪽이 먼저 열린 뒤 벽이 사방으로 넘어지며 내용물이 드러났다.
부유하는 원형의 구슬.
구슬 내부에는 밀실에서 보았던 형식의 글자들이 어지러이 날아다니다 문장을 이룬다.
헤일로 확인】 【최강자전 1

위 보상 – 첫 번째】 【미탐험 던전 선택】 【가능한 한 빠르게 고를 것. 다음 순위 보상자 대기 중】 【던전의 표면만 보고 임의로 이름을 붙였다.】 【*모종의 힘에 의해 자연적으로 생성된 던전만 엄선했으며 난이도는 모두 최상으로 예상된다.】 【1. 두 개의 호리병】 【2. 트라이앵글 스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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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둔중한 해머】 이름만 적혀 있는 열 개의 던전.
-앗!
갑작스레 들린 레스의 탄성.
“왜?”
-여섯 번째 던전, 이상해.
【6. 밀짚모자와 허수아비】 평범한데?
-시설물이야! 로투스홀짝
!
어디에도 그런 설명은 없다. 레스는 우리와 다른 뭔가를 보고 있는 건가 싶어 자세히 말해달라 하니.
-안 보여?
렌즈에 글을 그리 써붙이곤 손잡이 끝으로 허공을 가리킨다. 나는 고개를 들어 표면세계의 주민들의 얼굴을 살폈다. 하나같이 의아한 표정.
나만 안 보이는 게 아니다.
“우리 레스, 훌륭한걸? 다른 것들은 어떤지 봐 줄래?” -이히힛, 알았어!
나머지 던전은 고위험, 던전, 클리어 시 소멸 태그가 붙어 있지만, 저 여섯 번째 던전은 고위험, 던전, 시설물, 영구라는 태그가 붙어 있다고.
시설물은 표면세계에 설치가 가능하다. 게다가 영구라니. 안을 토벌한 뒤에도 다시 내부 생명체가 생성된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이만하면 고민하는 것이 바보일 지경.

“6번으로 한다.” 【고압축형 검은 상자로 지급되오니 충격에 주의하십시오.】 얼른 표면세계 안으로 몸을 날렸고 막 튀어나오던 검은 상자도 딸려서 들어왔다. 입구, 그러니까 해안의 모래사장에 떨어진 검은 상자는 사각형의 구멍을 만들어내며 저 깊을 곳까지 파고들었다. 마치 행성이 우주에 가하는 중력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천층탑의 인력과 도구, 십만 마왕의 근력으로 간신히 상자를 꺼내고 내가 상자의 덮개를 두드리자. 세이프게임
【설치 장소 지정】 【10초, 9초, 8초】 하여튼 이놈의 시간제한은.
재빨리 구름 산맥의 초입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검은 상자가 그 방향으로 기울어지더니 검은빛 한줄기를 쏘아낸다.


검은빛은 눈꺼풀을 두어 번 깜빡이는 동안 가느다란 꼬리를 남기며 사라졌고 지정했던 위치에는 방금까지만 해도 없었던 구멍과 그 위에 간판이 달려 있었다.
【밀짚모자와 허수아비 던전】 【던전명 변경 가능】 당장에라도 탐험에 나서고 싶지만, 일단 남은 보상을 먼저 받자는 생각으로 자리에 앉으니 여포와 그레블이 대련을 멈추고 다급히 다가와서. “이 몸이 가마.” “나도.” 진궁에게 두 사람을 떼어내 달라는 눈짓을 슬쩍 보냈으나, 그는 헛기침으로 매몰차게 흘려내며 케프와 장기를 두었다. …쟤도 은근히. “알았으니까, 기다려. 보상부터 받고.” “옳지, 약속이다.” “햐, 드디어 그걸 실전에 써먹겠구나.” 언젠가 붉은 안경이 내게 전투민족이라고 했던 적이 있다. 근래에 들어 그 단어를 언급하지 않는 이유, 이제 알 것 같다. 【최강자전 1위 보상 – 두 번째】 【보물】 【플레이어인 당신에겐 보물을 지급합니다.】 【1. 마차】
【2. 묘차】
【3. 견차】

이번에도 설명은 없었기에 고개는 자연스럽게 레스에게 돌아갔다.
-힝, 안 보여. 태그 창의 글씨가 지워졌어!
알 카파 이놈, 수작을 부렸구나. 세이프파워볼
…마차는 흔히 아는 그 마차일 거고. 묘차는? 고양이가 모나? 견차는 개고?
이게 만약 단순한 취향이라면, 나는 서슴없이 2번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보물이라지 않은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상상하고 말았다. 말 크기의 고양이가 수레를 모는 모습.
“2번.”
입은 이미 움직였고. 선택은 확정되었다. 약간의 아쉬움이 가슴 저편에서 일었으나, 이내 기대감에 눌려 사라진다.
동시에 창에서 나온 크고 기다란 상자가 나와 열렸고.
먀~
놀랍게도, 내가 상상한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상의 고양이와 수레가 등장했다. 고양이의 경우 흔히 치즈냥이라고 부르는 밝은 노란색과 흰색 줄무늬의 조합이었고 뒤에 수레는 왜건형으로 폭이 좁은 아치형 쇠에 천이 묶여 있다.
고양이는 새로운 환경에 떨어졌음에도 아무렇지 않은 지 자신의 앞다리를 핥아 그루밍을 할 뿐이다. 다만 그 크기가 남다르다. 네 발로 땅을 딛고 서면 레스의 오두막 위로 머리가 보일 정도.
그때 바닷바람이 불어왔고 입에 노란 털 하나에 들어온다. 프픕 거리며 뱉어내고 고개를 들자, 하늘에는 캣츠파이어 수송기가 한 대 떠 있었다. 하단부에서 쏘아진 빛 기둥에서 정장을 갖춰 입은 헤어스타일이 요란한 캣츠파이언들이 미용품과 편의성 용품으로 치즈냥이의 털과 배변을 비롯한 갖은 본능들을 해결할 수 있는 도구를 장치하고 떠났다. 일사불란한 프로들의 모습에 얼이 빠진 나는 경례를 올리고 돌아가는 그들에게 엄지를 세우는 게 전부였다.

눈을 동그랗게 뜬 치즈냥이는 우냐냐 거리다가 몸이 편해졌는지 이내 스르륵 잠든다. 이 틈에 녀석의 몸과 연결된 왜건 수레를 떼어내려 하자.
햑!
왜오옹!
엄청난 거부반응을 보였다.
-종족 명이 쟈이캣이래.
-저 수레는 일반적인 고양이의 꼬리 같은 거구!
-신성들이 자기 행성에 번식시키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는데, 성공한 사례는 알 카파 뿐이래. 게다가 저렇게 색이 예쁜 고양이는 파워볼사이트 무엇으로도 입양할 수 없대.
“지성은?”
-평범한 동물 수준!
아쉽지만, 큰 상관은 없다. 인간도 캣츠파이언도 한때는 동물이었으니.
치즈의 하얀 솜방망이를 두어 번, 아니 열댓 번쯤 쓰다듬은 후에 보상 창을 아래로 내렸다.
【최강자전 1위 보상 – 세 번째】 【*약속대로 무작위 그룹을 통과한 ‘헤일로’에겐 추가 보상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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