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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유방이 궁극기 사면초가를 사용합니다.] [대상, 군주:헤일로세력] [상대를 포위했을 시 발동할 수 있는 궁극기입니다.] [일반 병사가 탈영하고 장수의 능력 하락하며 군주에게 우울증이 부여됩니다.] “거점을 버리고 도망쳐야 합니다.” 주유가 냉정한 제안에 다른 장수들도 그게 최선임으로 여겼는지 침묵으로 긍정한다.
나는 힘없이 계단을 밟아 내려오는 장각을 스쳐지나며 성벽에 올라 주변을 눈에 담았다. 정면과 후면은 어느새 몰려온 전함으로 인해 막혔고 좌측과 우측은 무수한 깃발 아래의 병사와 장수들이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고 있다.
여기서 끝인가. …다음 회차의 천전시에서 다시 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 하아, 욕심을 버릴 걸 그랬나. 세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사냥꾼이 놓은 덫에 의도치 않게 걸린 셈이다. 이런 치명적인 실수는 생전에서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는데. 파워볼사이트
[폐하.]
묵직한 음성, 스승형 인공지능이 혼내기 전에 하는 특유의 버릇이다. 잘못된 판단 때문에 몇 달의 고생이 허무하게 무로 화했다. 아무리 케프라도 실망했겠지.

[우울증에 침식되지 마시옵소서.] [스킬:정신피로 면역이 안간힘을 쓰지만, 궁극기에는 비빌 수 없다며 끙끙 앓습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이 현상이 적의 노림임은 진즉에 인지하였다. 그래서 뭐. 결과와 과정이 달라지기라도 한단 말이냐.” 뒷짐을 진 손을 풀어 털듯이 주변을 가리켰다.
“저들의 군세를 보라, 그리고 아군을 보라. 고작해야 오천 남짓한 병사로 무얼 하겠단 말이냐. 허, 이제는 사천이겠구나.” 병사들은 사색이 되어 거점의 문을 멋대로 열고 탈출하는 중이다. 대낮에 뻔히 눈 뜨고 있음에도 탈영을 한다는 건, 그만큼 내가 만만하다는 것이겠지. 실시간파워볼


가장 존중을 끌어냈어야 할 병사에게 버림을 당했으니 이번 천전시는 실패라고 보는 게 옳다. 곰곰이 떠올려보면 병사들에게 실제로 신경 써 준 일이 없다. 훈련에 관심을 가진 그레블이나 케프가 주변에서 지원한 게 전부.
살고자 도주하는 저들을 붙잡을 명분조차 없구나. 그때.
저 멀리, 초(楚)의 깃발 아래의 무리가 움직여 배로 이어진 다리 중앙에 서서 외쳤다.
“그대가 누구인진 모르겠으나, 땅은 잘 받겠소!” 말을 하는 도중에 손을 하늘로 올리더니, 앞으로 뻗는다. 그게 공격 신호라는 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고 나는 이대로 탈락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선박들에서 날아오는 화살과 총포 세례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심속화를 하셔서 일신이라도 지키셔야 합니다. 폐하!] 케프의 음성이 점점 멀어진다. 뒤에서 장수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이내 모든 소리가 끊어졌다.
*

“야, 쟤가 걔래.” “아, 그 고아?” “응. 돈만 주면 몸 파는 일까지 한다더라.” “남자친구한테 들어보니까, 멍투성이인 이유가 돈 많은 돼지한테 찍혀서 그랬다더라고.” “으, 더러워.” 10대 시절. 버스를 타고 귀가 도중 뒤에서 들렸던 두 여학생의 목소리.
“어이, 김씨. 작업을 이따위로 하면 어떻게 해? 어쩔 거야 이거!” “아오 씨. 열흘 동안 해놓은 거 다 날려 먹었네. 인마, 이거 돈으로 치면 육백만 원짜리야. 네가 배상해!” “그렇게 고개 숙이면 용서해줄 줄 알아? 너는 앞으로 반년 동안 무임금으로 일해라. 알았냐? 알았냐고!” 보육원에서 나와 학교를 그만두고 들어간 공사장에서 보도블록 세 장을 실수로 깨트리고 난 뒤에 받은 부당한 대우.
“자네가 올해로 5년 차지? 고향 생각은 안 나나?” “괜찮습니다.”
“허허, 뱃사람 다 됐구먼. 계약도 곧 끝나니 뭍에 돌아가면 보너스 두둑이 지급함세.” 막상 뭍에 도착하자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대하던 선주. 보너스는 그러려니 할 수 있겠으나 중간에 몸살 때문에 이틀 정도 일을 못 했다는 이유로 봉급의 5할을 떼어 먹혔다. 그러면 빚을 갚을 수 없다며 거세게 항변하니 선주는 못마땅한 눈으로 며칠 시간을 달라 했고, 그날부터 나는 매일 모르는 사람들에게 몰매를 맞았다. 경찰에 신고해도 그때뿐, 어딜 가던 놈들이 따라와 못살게 굴었다. 결국, 포기하고 5할의 돈을 받지 않기로 하자 맞는 일이 없어졌다. 이때 이후로 머리가 주기적으로 아프더니.


“뇌에 종양이 있습니다.”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다.
인간은, 괴물이다. 파워볼실시간
[군주:헤일로 궁극기 환상매립 각성] *
과거를 헤매던 내 목덜미를 누군가가 잡아당긴 것처럼 의식이 위로 끌어 올려졌다. 손끝을 움직이자 감각이 돌아온다.

[폐하, 폐하!] “음.”
[피하셔야 합니다. 심속화를 사용하시옵소서!] 과거를 회상하기 직전에 보았던 그 장면이 이어지고 있었다. 하늘을 덮는 화살과 유방 휘하 장수들의 각종 기술. 그중에는 용의 형상을 한 창과 파이어볼 같은 불의 공도 보였다. 저것을 내가 피해서 이 일이 해결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저런 걸 내가 막을 수 있을 리 없다. 깨끗하게 포기하고 다시 하자. 그냥, 이대로 가라앉고 싶다.
[군주:헤일로 궁극기 환상매립 각성] 그러나 무언가를 익혔다는 알림이 우울에 깔려 저 아래로 침잠했던 호기심을 건드렸다.
…갈 땐 가더라도. “환상매립.”
[군주:헤일로가 궁극기 환상매립을 사용합니다.] [적아를 가리지 않고 인근 지역의 모든 지성체는 군주:헤일로의 과거에 매립됩니다.] [어떤 스킬로도 벗어날 수 없으며 환상매립에 당하는 동안은 시간이 흐르지 않습니다.] 직후.
[군주:유방의 궁극기가 해제되었습니다.] [지장:소하의 특성이 해제되었습니다.] [무장:장료의 특성이 해제되었습니다.] ·
·
·
[무장:장비의 특성이 해제되었습니다.] 우리가 오기 전부터 전투 중이었던 이들이 발동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궁극기와 특성들이 모조리 해제되었다. 동시에, 뒤에서 헛바람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렸다.
“허억, 헉.” 세이프파워볼
“후욱.”
“큽.”
멍하게 하늘을 올려다보는 병사, 무시무시한 기세를 휘감은 악비와 눈을 질끈 감은 태사자. 허무하게 웃는 주유와 그에게 안겨 엉엉 울음을 터트린 소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주저앉는 장각과 노식.
“스승님.”


가장 빨리 정신을 차린 장각이 핏발선 눈동자로 내게 허리를 굽혀 절한다.
[스킬:정신피로 면역이 오염된 정신을 청소합니다.] “왜 부르느냐.” “착하게 자라주셔서 고맙습니다.” …….
마치 아이가 된 기분. 장각의 나이에 비하면 아이가 맞지만, 머리가 굵어지고는 처음. 아니, 생전과 생후 통틀어 두 번째로 들어보는 말이다.
“무엇을 봤느냐.” “스승님이 되어 3년간 중학교 생활을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따돌림, 보육원에서는 눈칫밥. 돈에 움직이는 선생과 약자를 외면하는 세상을 살갗으로 깨달은 시기.
“저의 자아는 사라졌었습니다. 3년의 생활을 끝내고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것을 고민할 때, 깨어났습니다.” “그랬더냐.”

눈을 돌려 다른 장수들을 보았다. 장각과 마찬가지로 여러 감정을 품은 눈빛. 악비의 경우 약간의 원망이 섞인 듯하여, 물었다.
“아군 역시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그러네. 환상매립이 진행되는 동안은 시간이 가지 않는다고는 해도, 직후에 받는 충격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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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공격이 머리 위에 도달하였기에 저것부터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
“라임화.”
통곡의 벽. 파워볼사이트
접근하는 모든 종류의 물리력을 동일한 외형과 동일한 충격량으로 받아친다. 적의 공격은 상쇄되어 소멸하거나 힘을 잃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리고 함성과 북소리가 요란하던 전장은 고요하게. 높게 들어 올린 형형색색의 깃발들은 지면으로 꺾였다.


수천 년을 살아온 장수들은 단순히 불운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역겹고 안타까우며 더럽고 슬픈 내 과거에 영향을 받았는지 누구도 공격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기회입니다.]
오직 나에게만 주어진 기회.
틀, 개수 최대로. 1만7천 개의 틀이 가속과 타겟 마법진을 속에 품고 허공에 늘어선다. 빠르게 소모되는 의지력.
유지시간, 1.2초 간신히 세 발을 발사할 시간.
“격발.”
이날의 일은 천전시 역사를 저장하는 책에 이렇게 기록되었다.
-군주:헤일로, 무수한 세력의 저지를 걷어내고 단신으로 적벽 인근 장강을 세력으로 흡수. 천하 일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다.
*

“내성이 생길 수 없는 종류의 궁극기입니다.” “당하는 순간 라는 자아가 삭제되고 군주님께 몰입됩니다.” “돌아왔을 때의 허탈함과 감정이 주체가 되지 않습니다.” “지성체라면 반드시 당합니다. 특히 병사들은 치명적일 것입니다.” “적아를 가리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워요.” 내 궁극기에 대한 장수들의 평이다. 환상매립은 하루에 한 번 사용할 수 있었기에 전쟁이 마무리되고 매일 장수들에게 사용해 테스트해봤다. 물론 근처에 있는 다른 병사들도 가끔 끌려 들어가 내게 고통을 호소하였으나 어쩔 수 없는 일. 그들에게는 사과와 금화, 원하면 휴가를 보내 주는 것으로 보상했다. 사실 적용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알아보기 위함도 있었다.
하여, 정리하면 이렇다.
사용하면 반경 5km 안의 모든 지성체는 어떠한 경우라도 환상매립이 적용되며 당하는 순간 본인의 자아가 지워지고 그 시절의 나를 자신으로 여기게 된다. 여기서 그 시절은 무작위지만, 평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 3개 중에 하나가 선택되더라.
학창, 공사, 원양어선.
그 외에 가끔 병원생활을 한 병사들이 내게 찾아 세이프파워볼 와 다슬이, 다슬이가 너무 착합니다. 뵐 수 있을까요.라고 애원하였으나 아직 살아있을 사람에게 무슨 막말이냐며 내치고 나서야 찾는 이가 없었다.
궁극기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앞으로 세력을 어찌 불릴지에 대한 전략회의도 함께 이루어졌는데, 이는 지장들의 생각이 하나로 모였다.


“장강을 낀 도시는 저희가 차지해야 합니다.” “동의합니다. 저희에겐 군주님이라는 억제력 덕분에 적어도 1년 동안은 적들의 습격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재해. 자연의 힘은 막을 수 없습니다.” 홍수를 말함이다. 물이 불어나기만 하면 적중섬 따위는 단번에 휩쓸려 나가겠지.

게다가 적중섬은 농지라고 할만한 곳이 없다. 관문이나 보급소로는 쓰기 좋지만, 주력 거점으로 삼기에는 부족한 게 사실. 하여. 지장들이 입을 모아 새로운 거점을 차지하는 게 우선이라 주장하였다. 나도 그게 옳다고 생각하고.
“강변 도시 세 곳만 아군 세력에 들여도 경제적 이익은 물론이고 도시의 발전 속도가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속되어-” 손바닥을 들어 보고를 끊었다. 장수들의 시선이 내게 모이자 입을 열었다. 세이프게임
“장강을 장악하라.” 희미한 미소를 지은 그들이 일시에 고개 숙였다.
*
그로부터 1년.
악비를 강북, 태사자 강남으로 보내 이번 천전시에서 새롭게 생성된 마을들 위주로 점령해나가는 중, 타국의 깃발이 걸린 도시를 발견. 태사자가 통신기로 어찌할지 묻기에 팰리스를 타고 날아갔다.
삼국지에서도 사후세계에서도 유명한 나라의 깃발이 나를 반겼다.
촉한(蜀漢), 신야(新野) 촉한이면.
[예, 폐하. 군주, 유비의 세력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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