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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 캐논으로 인해 신성들의 위기감이 극단적으로 치솟아 본신의 힘을 전력으로 개방, 그 자리에서 소규모 빅뱅이 일어났다.
알 카파는 행성 간 격돌을 예상하고 일전에 헤일로가 가지 못하도록 막아 두었던 벽을 해제, 독립 차원을 최대로 확장하여 새로운 막을 열었다.
별들의 전쟁.
대신성급만 입장이 가능한 채널, 알 카파의 쇼의 타이틀이었다.
*
확고부동의 1위가 결정되고 49일 후.
【생존자 : 82】 현 우주에도 여전히 세 개의 세력이 주류를 이룬다. 소속되지 않은 자들은 도태되어 누군가의 점수가 되었다.
쉰에 달하는 신성을 이끌며 독립 차원에 존재하는 자원 절반을 차지한 켈탄.
우주전 발발 후 인원충원 없이 전원 살아남아 정예화된 신성들과 그들의 리더, 아니마.
단 세 명이서 신성을 농락하는 인간과 괴수. 유리, 하마르, 모스.
현 전장은 주요 전략자원이 매장된 소행성을 중앙에 두고 세 개의 세력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중이다.
브어어어!


“형님, 옵니다.” “또? 제기랄!” 모스.
그는 이온 캐논 사태 이후 한 달 동안 젖소가 있는 곳, 지금은 카우스타라 불리는 행성에 머물며 신성들의 스킬을 복제하고 독립 차원 우주환경에 맞게 육체를 진화시켰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능력을 개화한 모스가 경인족의 모습으로 해안에 올라왔을 때. 실시간파워볼
“신성과 공평하게 붙어보고 싶지 않아?” 유리와 하마르를 만났다. 모스는 유리의 말에 흥미가 일었고.

“안녕이하고도 겨룰 수 있게 잘 말해 줄 게.” 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유리팀에 막강한 전력이 확보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켈탄, 아니마, 유리가 우주에서 접전을 벌이는 동안 모든 이의 관심 밖에서 홀로 몸집을 키워가는 개체가 있었으니.
【순위】
【82위 알퐁 호링 – 0】 이날, 금붕어는 아무도 찾지 않은 우주의 귀퉁이를 베어 물었다.
*
“하.”
【생존자 : 32명】 켈탄 팀 생존자 21명, 아니마 팀 생존자 6명. 그리고 유리, 하마르, 모스.
서른 명의 지성체가 주황색 벽면을 보며 눈을 껌뻑인다.
“제로야, 저게 뭐라고?” “금붕어요, 금붕어. 카우스타 요정 놈은 저것의 출신이 헤일로의 어항이라던데요.” 요정은 정확했다.
저들이 서로의 목숨을 빼앗기 위해 상대에게 집중하는 동안 알퐁 호링은 우주의 외곽을 돌며 사과 깎듯이 차근차근 먹어치웠다. 그간 레스가 헤일로에게 용돈을 받을 때마다 사다 준 영양제(먹이)의 효과로 막대한 성장력을 얻은 호링은 금붕어 특유의 똥그란 눈알을 전면으로 내세우곤 무감정한 행동과 눈빛으로 그저 입을 벌렸다.


뻐끔 파워볼실시간
전투 상황에 대비해 행성의 형상으로 변해있던 켈탄 팀의 정예들이 우르르 빨려든다. 마지막 발악을 하는지 눈의 망막이 타들어 갈 정도의 광 량을 뿜어내는 폭발이 일었으나, 그것마저도 입안 저편으로 밀어 넣는 금붕어.
“도망치자.” “어디로요.” 켈탄은 속내를 그대로 토해냈고, 제로스파이어는 현실을 직시하고 한숨을 쉬었다.
“아무리 대신성이라 해도 독립 차원을 확장할 수 있는 공간에는 한계가 있어요. 세계선을 나눠서 복제하는 수가 있긴 한데, 그건 범죄의 영역이라 이렇게 공개적인 곳에서는 못 쓰고요. 그러니까, 우린 끝난 거예요. 다 쟤한테 먹혀서 먹방 엔딩 찍는 다고요.” 한탄 섞인 제로스피어의 말에 켈탄은 힐끔, 뒤를 돌아봤다.

거리가 좀 떨어져 있긴 해도 남은 공간 자체는 얼마 되지 않아. …이거 잘 하면. 켈탄은 조용히 제로스피어를 끌어당겨 속삭였다.
“지금 아니마를 치자.” “…10명 안에만 들자는 거군요?” 음흉한 눈빛을 교류한 두 사람은 수하들에게 알퐁 호링에게 겁먹고 흩어지는 척하며 아니마를 치자는 간단한 작전을 지시하고 때를 기다렸다.
호링이 입을 벌렸고.
“지금!”
“이 새X들이 돌았나!” 아니마 포함 아홉 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어린 신성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고 두 배에 달하는 신성들을 상대하고도 여력이 남았다. 특히 아니마는 홀로 네 개의 행성에서 뿜어지는 각종 무기와 육탄 돌격을 단성(單星)으로 막아내었는데. 자신의 중력을 이용해 상대의 공격을 흘려내는 기술이 일품이었다.


상호 간의 최종무기를 아낌없이 던져대니 생존자는 급속도로 줄었고, 알퐁 호링이 숨을 들이마시기 직전.
【생존자 : 10】 【서바이벌 종료】 【축하합니다!】 끝났다.
그러나 전원 알퐁 호링에게 빨려들고 있었기에, 생존을 기뻐하는 이는 없었다.
【최강자전을 개최합니다.】 【10위에 포함된 분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우열을 가려주세요.】 호로록
【아할 프롬 사망, 10위】 【케일 트로울 사망, 9위】 【아니마 사망, 8위】 【제로 스피어 사망, 7위】 【하마르 기권, 6위】 【켈탄 사망 5위】 【유리 기권, 4위】 【생존자 : 3】 세 명.
한 명은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알퐁 호링, 다른 한 명은 알퐁 호링의 체내라는 극단적 환경에 적응 중인 모스였으며. 마지막 한 명은, 우주를 삼키는 괴수의 머리 위에 앉아 한가로이 파인애플을 까먹고 있었다.
“요거 맛나네. 자, 너도 하나 먹어.” -히.
“그래, 이번 놀이는 재밌었나?” -응, 혼자일 때와는 달랐어.
“에스트리아나 레스는 보고 싶지 않아?” -보고 싶어. 세이프파워볼
“들어갈래?” -응.
“알 카파에게 기권한다고 하렴.” -알 카파, 나 기권!
【…멋대로 들어오고 멋대로 가는구나.】 【네 채널의 신성들과 네가 플레이어라는 사실에 감사해라. 플레이어가 꺼낸 지성체여서 등록했음이니.】 【헤일로.】

*
됐다.
“호링. 지금 배출을 사용해.” -알았어!
레스에게서 글자를 배운 호링에게 가장 먼저 익히게 한 스킬로 거래소에서 스킬북을 사서 차근차근 수련시켰다. 내용은 아이들도 익힐 수 있을 정도로 쉽고 활용방식도 간단해서 숙련도는 금방 늘었다. 그러나 실전은 역시 좀 달라서 연습한다고 두 달 가까이 소요됐다. 결과는 보다시피.


-배출.
알퐁 호링의 입에서 헤아릴 수 없는 양의 빛가루들이 뿜어졌고 육체는 그에 비례해서 점차 줄어들어 겨우 몇 시간 만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곤 내 손바닥 위에서 팔딱 뛰어 표면세계의 어항으로 쏙 들어간 녀석. 곧장 비관적인 금붕어, 에스트리아의 곁으로 가더니 자신의 모험담을 늘어놓는다.
-헤일로가 슬라임의 모습으로 내 머리 위에 올라왔을 때부터가 진짜 시작이었어!
-…조용해요, 소음으로 날 죽일 셈인가요.
-미안, 그런데 처음에는 자연의 맛이 너무 쎄서 싫었거든? 근데 헤일로가 하얀 가루 뿌리니까 맛있어졌어!
-당신은 정말…. 저리 가요.
-이거 봐, 이 비늘에 입은 상처는 켈탄이라는 녀석이… 한동안 어항은 시끄러울 듯하다.
【3위 알퐁 호링, 기권】 태양 하나가 간신히 들어올 공간만 남은 우주, 인간 기준으로 보면 엄청난 크기지만 방금까지 행성전을 벌였던 우리에겐 발만 뻗으면 닿을 곳에 불과하다. 게다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거의 전성기 시절에 버금갈 정도의 무력을 되찾은 저놈에게는 더욱 그렇다.
브어어어! 세이프파워볼
뭉쳐있던 빛가루들이 팔방으로 튕겨 나갔고 그 중심에는 예상대로 고래의 형상을 취한 모스가 붉은 동공을 가늘게 좁히며 날 쳐다본다. 이윽고 나를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오는 모스. 눈으로 보면 느리기 그지없으나 실제 속도는 어마어마하리라.
아직 거리가 한참 남았음에도 내 몸이 끌려간다. 막대한 질량이 중력을 발생시킨 것이다.

“팰리스.”
[팰리스 기동, 위협적인 중력 발견, 차단합니다.] “대 모스전.” [모드 변경, 모스전] [세팅된 값을 읽어옵니다.] [안전거리 확보.] [신체 손상 대비, 체내 치료용 나노 가스 살포.] [은신장막 활성화, 열 및 전자파 노출 차단, 디코이 사출] [모스 위치좌표 고정 성공. 선공을 권장합니다.] [36연발 분자 분해 파동포, 차지 완료까지 3초, 2초, 1초.] 팰리스의 등에 부착된 작은 구슬들이 떨어져 나가 저 스스로 크기를 키운다. 그리곤 각기 다른 크기의 포대의 형상을 취한다.
[차지 완료.] [사령관님, 명령을.] “발포.”


쭈-웅
모스에게 쏘아진 파동포는 약점이라 스캔된 눈동자에 꽂혔으나 놈은 눈꺼풀을 잠시 내리는 것만으로 완벽히 무효화한다.
실드도 안 쓰고? 이 자식, 처음부터 나와의 결전을 상정하고 진화했구나.
[무효화 확인, 포대 증식] [72연발 분자 분해 파동포, 차지 완료까지 3, 2, 1] [명령을.]
재차 발포하자 모스는 조금의 타격도 받지 않은 채 거리를 벌리는 나를 추격해왔다. 팰리스의 이동 속도에는 한계가 있지만, 모스는 다르다. 점점 더 가속해왔고 이대로라면 여섯 시간 안에 따라 잡힌다고 팰리스가 경고한 오픈홀덤 다.
144연발, 288연발, 576연발……18432, 36864.
파동포를 발사한 직후 발생하는 충격량과 잔해물을 흡수, 가공하여 포대를 늘려나가는 팰리스 주력 기능인 포대 증식기술이 빛을 발한다. 모스의 시야를 가릴 정도의 숫자가 동시에 하나의 파동포를 쏘아냈을 때.
놈의 속도가 줄었다.
통한다.
인간에게 개미의 일격은 존재 여부조차 모르지만, 그 숫자가 얼굴을 덮을 정도면 이야기가 다르듯이 모스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는 배수로 늘어나는 막대한 숫자의 포대로 꾸준히 파동포를 쏘았고, 드디어 모스가 쉴드를 생성해 전면부를 보호한다.

[승기가 넘어왔습니다. 폐하. 저 포악한 고래 놈에게 제대로 매운맛을 보여줍시다!] 지휘관 자아의 케프가 드물게 흥분하여 소리쳤으나, 내 생각은 달랐다.
끝이 아니야. 안정궤도에 오른 포대증식은 이제 나의 의지력에 기대지 않았기에 팰리스에게 온전히 명령권을 넘기고 나는 나대로 다른 준비를 했다.
검은 불을 틀에서 쏘려고 했으나 아무리 질이 다르다고 해도 생성원리 자체는 불. 우주에선 적합하지 않은 기술이다. 해서, 만마록의 심연의 틈을 떠올렸으나 스트리밍이 신경 쓰인다. 게다가 만에 하나 또 설각주 같은 이가 나오면 곤란하니 논외.
최종적으로 익숙한 힘을 사용하자고 결론이 났고 연구한 끝에, 나름의 결실을 봤다.
“틀.”
차각 소리를 내며 삼만 개의 총열이 나를 경호하듯이 둘러싼다. 이때 억 단위의 분자 분해 파동포가 한 점이 되어 모스의 미간을 노렸고 적중. 모스의 형상이 붕괴한다. 로투스홀짝
끝?
[생체신호 감지.] [개체 수 25,320,698.] [식별 신호, 모스.] “그래, 네놈이라면 수를 낼 줄 알았다.” 파동포보다 작은 크기로 몸을 쪼갠 모스는 차원이 다른 속도로 나를 추적해 포위. 깊은 걸음으로 피라냐처럼 달려든 모스의 공격을 피하며 의지력으로 각 틀에 개량된 마법진을 새겨 넣었다.
-조악한 탄환은 내게 통하지 않는다. 헤일로!
아래아래 갱도에서 지겹도록 써댔던 마법진을 알아본 모스가 뇌리에 직접 텔레파시를 쏘며 복부를 물어뜯는다.
“그런 것치고는 급해 보이는구나. 모스!” 팰리스의 기동력과 깊은 걸음의 순간이동으로 치명상만큼은 피하며 모스 떼를 따돌리던 중, 갑작스레 뒤에서 나타난 모스에 의해 팔이 뜯겼다.
-워프는 너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어코 워프의 힘까지 되찾은 모스가 나의 사지를 삼킨 뒤, 빼곡한 송곳니를 드러내며 주둥이를 벌렸을 때.

놈의 머리가 터졌다. 회오리처럼 맹렬하게 내 주변을 돌던 모스 떼의 눈이 동시에 내 머리 위를 향한다.
-…또, 뭔가 만들었구나. 헤일로.
옅은 웃음이 섞인 그 음성에, 나는 소름이 로투스바카라 돋았다. 이런 속내를 숨긴 나는 최대한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이 말 좋아하나?” 틀로 빚어낸 총열의 끝에는 섬을 꿰뚫었던 그 색과 동일한 광자가 압축되고 있다. 저들에겐 49일은 전투로 바쁜 기간이었으나 내게는 표면세계의 조언자들과 함께하는 마법 연구의 나날.
그 결과를 네놈의 망막과 기억에 때려 넣어주마.
“2페이즈를 개시하지.” 나는 웃었고.
브어어어어-!
놈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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