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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알쓸쉰잡>의 두 번째 촬영일.
이번 집결지도 이전과 같은 서울역이었다.
여느 때처럼 집결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정동을 나 PD가 달려와 반겼다.
“정동 씨! 이렇게 또 보니까 너무 좋네요. 앞으로도 계속 볼 거지만요.” 원래 일회성 게스트였던 정동은 이제 <알쓸쉰잡> 시즌 1의 고정 멤버가 되었다.
1, 2화가 방영되었을 때 시청자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던 점도 있었고, 윈스턴 학원 원장이 나 PD를 설득해 고정 멤버가 되도록 힘쓴 덕분이기도 했다.
나 PD도 사실 정동 정도의 케미를 보여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했기에 단번에 수락했다.
그리고 정동 역시 다른 출연자들과 여행을 다니며 토크를 한다는 콘셉트인 <알쓸쉰잡>이 마음에 들어 아쉬워하던 참이었기에 계약은 순풍을 달고 착착 진행되었다.
정동과 나 PD가 몇 마디 담소를 나누자, 저만치에서 차량 여러 대가 잇따라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내리는 반가운 얼굴들.
“노시민 씨, 향교익 씨, 유희욜 씨. 그리고 김용화 씨! 모두 반갑습니다.” 다시 만난 정동과 출연자들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이야, 정동 씨 진짜 축하해요. 사실 한 번 출연하고서 시즌 계약을 따 낸다는 게 진짜 드문 일인데, 대단하세요.” 향교익이 말하자 노시민이 딴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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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교익 씨. 당연한 걸 물어. 저번 촬영 때 정동 씨 못 봤어요? 퀴즈부터 시작해서 날아다녔잖아. 물론 향교익 씨도 소양강 위를 날아다녔지만.” “노시민, 이 사람이 지금 나랑 한번 해 보자는 거야?” 언제나처럼 티격태격하다가 그래도 좋은 게 좋은 거라며 껄껄 웃는 두 사람.
마지막으로 정재숭이 도착하여, 모든 출연자가 모였다. 엔트리파워볼
“그럼……. 큐!” 나 PD의 슬레이트 소리에 맞춰, 유희욜의 멘트로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었다.

“알아 두면 쓸데 있는 쉰 가지 잡학 지식! <알쓸쉰잡>입니다. 이번에는 좋은 소식을 먼저 알리고 가야 할 것 같은데요. 지난 회 게스트로 나오셨던 정정동 강사님이 고정이 되셨다는 겁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박수. 정동은 쑥스러움에 얼굴이 붉어졌다.
그래도 이전 경험이 있어서일까, 크게 긴장은 되지 않았다.
“PD님, 우리 오늘은 어디로 가나요?” 이제 나 PD가 행선지를 말해 줄 차례인데 이상하게 말이 없는 그.
어딘가 이상함을 느낀 향교익이 묻자, 나 PD는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일단은……. 목포로 갈 겁니다.” “오오, 목포! 목포래요, 목포!” 목포. 바다와 갈매기와 회의 도시. 소식을 전해 들은 출연자들은 좋아했지만, 오직 정동만이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저……. 나 PD님? 일단은, 이라니요? 그리고 저거 뭡니까, 저거. 낚싯대 아닙니까, 저거?” 정동은 나 PD가 말한 ‘일단은’이라는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일찍 도착한 정동은 스태프들이 검은 가방에 넣어진 길쭉한 무언가를 잔뜩 나르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 가방에 ‘한일 레저-낚시’라고 쓰여 있었던 것이다. 파워볼게임
“어……. 그러네? 나 PD, 당신 또 무슨 짓 한 거야?” 정동의 말마따나 어딘가 이상함을 느낀 노시민이 초조한 얼굴로 물어왔지만, 나 PD는 웃으며 말할 뿐이었다.
“뭐, 가 보시면 알 겁니다. 이번엔 준비를 톡톡히 했다고요. 정동 씨의 고정 출연을 축하하는 특집 느낌으로요.”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며, 출연자들은 전용 버스에 올라타 목포로 이동했다.
물론 버스 안에서는 말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각자 전문 분야의 이야기, 특히 이번 목적지라는 목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한창 떠 있던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자, 도착입니다. 모두 내리세요!” 말하다 지쳐 전부 의자에 머리를 기대어 자고 있었던 출연자들은 ‘도착’이라는 나 PD의 말에 일어나 버스에서 내렸다.
그러고는 떡하니 벌어진 입으로 잠시 정지해 있다가, 처절하게 소리를 질렀다.
“어이……. 나 PD……. 여기 목포항이잖아. 당신 설마…….” 자신의 미래가 보이기 시작했는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노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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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PD는 뭐가 문제냐는 목소리로 신나서 말했다. 실시간파워볼
“이번 <알쓸쉰잡>은 육지가 아니라 바다로 갈 겁니다! 제주도의 청정해역으로요!” 최선을 다해 현실을 부정 중이었던 유희욜이 물었다.
“PD님, 설마 바다라는 게…….” “선박 여행은 모두의 로망이라죠. 저희 <알쓸쉰잡>이 또 로망을 찾아 시청자분들을 대리 만족 시켜 드리는 방송 아닙니까?” “…….”
어이가 없는 것일까. 아니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걸까.
정동은 그만 말문이 막혀 버렸다.
“자, 그럼 후딱 가시죠.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 아주 고급진 배를 준비해 놓았습니다.” 그래도 고급진 배라니 크루즈겠지, 아마 크루즈일 거야,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나 PD를 따라 선착장에 도착한 출연자들은 다시 한번 뒤집어졌다.
“PD님, 아니죠? 아니라고 해 줘요. 이걸 우리가 탄다고요?” 유희욜의 물음에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나 PD.
노시민은 격분하여 외쳤다.
“이 사람아……. 이건 통통배잖아! 세상에 이게 선박이냐!” 좋게 말하면 어선, 나쁘게 말하면 통통배.
일단 제주까지 가야 하니 흔한 어선보다는 크고 튼튼해 보이는 배였지만, 그래도 어선은 어선이었다.

그런 배 두 대가 출연자들의 탑승을 기다리며 정박해 있었다.
왼쪽 배는 고잉호, 오른쪽 배는 메리호란다.
집 나간 어이를 겨우 다시 모셔 와, 두 팀으로 나누어져 배에 올라탄 출연자들은 여전히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것 같았다.
정동과 노시민, 그리고 김용화. 정동이 있다는 이유로 같은 배에 탄 나 PD.
이들을 태운 배는 초가을의 제주 바다를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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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욱……. 진짜 이게 무슨 일이……. 우우욱…….” 그런데 노시민의 상태가 영 좋지 않았다.
배가 출발하자마자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구역질을 하더니 이제는 바닥에 드러누워 끙끙대고 있었다. 파워볼실시간
정동과 김용화도 마찬가지. 노시민만큼 심하지는 않았지만 다들 멀미 증세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파고가 높아 배가 위아래로 요동치는 탓에 뱃멀미가 심해졌기 때문이었다.
울렁거리는 속을 간신히 달래고 있던 정동은 필사적으로 스킬창을 뒤졌다.
“일단 뭐라도……. 뭐라도 해야 돼…….” 그렇게 찾아낸 체력 회복과 컨디션 증강.
두 스킬을 자신과 노시민, 김용화에게 사용해 주자 모두 훨씬 편해진 것 같았다.
특히 완전히 뻗어 있던 노시민은 벌떡 일어날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되었다.
“오우……. 이제야 좀 살 것 같네. 시간이 지나니까 몸이 적응했나?” 이곳에 정재숭이 있었다면 이에 관한 이야기를 했을 테지만, 그는 향교익, 유희욜과 함께 다른 배에 타고 있었다.

“정동 씨, 노시민 선생님, 저기 좀 보세요.” 이제는 완전히 컨디션을 회복한 김용화가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그곳을 바라본 두 사람의 입이 저절로 크게 벌어졌다.
“우와아……. 진짜 절경이네요.” 서울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아침이었는데, 이제는 석양이 지고 있었다.
제주 해역을 질주하는 작은 배. 주위 어디를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바위 지형뿐.
그 외에는 수평선이었다.


그 사이로 붉은 태양이 천천히 지며 사위가 어두워져 가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이 펼쳐지고 있었다.
“저기 큰 바위 보이시죠. 저게 용두암이라는 바위인데요, 딱 보시면 용머리같이 생겼죠?” <알쓸쉰잡>은 예능 토크 프로그램.
그에 따라 이런 대화는 많이 할수록 좋았다. 세이프파워볼
용머리처럼 보이는 바위 하나를 보며 말하는 김용화.
“제가 저번에 소설 취재하러 여기를 한 번 왔었는데, 그때 가이드님께 들어서 잘 알고 있거든요. 저 바위에 또 재미있는 전설이 하나 있는데…….” “사실 제주도 하면 빠뜨릴 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4.3 사건이거든요. 제가 개인적으로 여기에 관심이 많아서 조사도 해 보고, 책도 냈어요. 천천히 설명을 해 보자면…….” “<제주 바다>라는 시집이 하나 있거든요. 이게 수능 단골로 유명한 시들이 잔뜩 들어 있는 시집인데, 제가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낭독해 드릴게요.” 그렇게 다시 촬영 모드로 돌아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멀리만 보이던 육지가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떨어져서 항해하던 다른 출연자들의 배도 정동 팀의 배 옆으로 온 상황.
나 PD는 그 중간에 서서 메가폰을 들고 말했다.

“여러분! 슬슬 배고프시죠!”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탄성.
“당연하죠. 아침부터 지금까지 쫄쫄 굶었다고요!” 서울역 집합 시간이 아침 10시. 지금 시각이 저녁 7시가 막 되려 하니 다들 아침만 대충 때우고 그 후로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하루 종일 토크를 해서 배가 매우 고픈 상태였다.
밥 생각이 누구보다 간절할 푸드 칼럼니스트 향교익이 나 PD에게 호소했다.
“우리 저녁 좀 먹고 나서 촬영 이어서 합시다. 이쪽에 맛집이 얼마나 많은데. 갈치구이, 고등어회……. 장난 아니거든.” 그러자 나 PD는 스태프들에게 신호를 했고, 그들은 예의 검은 가방을 가져와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는 출연자들.
정동이 가방을 열어 보자 역시나, 출연자들과 같은 수의 낚싯대가 들어 있었다.
“나 PD님, 이거 설마…….” 그는 말했다.
“잡아서 드세요!” 정동을 포함한 모든 출연자들은 진심으로 화가 나 소리쳤다. 파워볼사이트
“야, 이 PD놈아!!” 나 PD는 이번 촬영을 엄청나게 신경 써서 준비했다.
정동이 고정 멤버가 됐다는 큰 이벤트도 있으니 이참에 시청률을 확 끌어올리려면 시청자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을 획기적인 기획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출연자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시청률 올리는 데는 이만한 게 없지.” 그렇게 준비한 제주도와 선박, 그리고 낚시까지. 그의 계획은 이러했다.
촬영일인 오늘은 파고가 높고 수온이 낮아서 물고기가 안 잡히기로 유명한 날이었다.

혹시나 해서 촬영 전에 선박 주인인 지역 어민에게 물어봤더니 그물이면 몰라도 낚시로 우럭 한 마리 잡으면 기적이란다.
게다가 출연자들이 낚싯대를 잡아 봤을 리도 없으니 미끼 끼고 하느라 낑낑대는 모습을 담으면 괜찮은 장면이 나올 듯싶었다.


‘그렇게 2시간 정도 헛고생을 하다가……. 육지로 이동해서 저녁 복불복을 하면 되겠지.’ 그래도 쫄쫄 굶기고 제주도까지 데려왔는데, 이 지역 특산물로 차린 정식 한 상을 걸고 양 팀이 대결을 벌이면 오늘 촬영 분량은 끝.
이런 계획이었지만……. 낚싯대를 던져 주자 출연자들의 반발이 너무 거셌다.
물론 하루 종일 고생하고 배 타고 이제 밥 먹고 쉬나 했는데 낚시를 하라니 화가 안 나는 게 이상했다.
장난기가 발동한 나 PD는 항의하는 향교익에게 말했다.
“그럼 우리 이렇게 할까요, 향교익 선생님? 제주도를 대표하는 생선이 뭔가요?” 갑자기 물어오는 질문. 그는 음식에 관해서라면 척척박사였기에 곧바로 대답했다. 세이프파워볼
“보편적으로는 고등어지만, 대표하는 생선이라면 역시 다금바리지. 바다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최고급 어종.” 나 PD는 메가폰에 대고 소리쳤다.
“그렇죠? 그럼 이렇게 합시다! 만약 여러분 중에 한 분이라도 다금바리를 잡으면 제가 육지로 보내 드리고, 제 카드로 여기에 있는 출연자분들과 스태프들에게 회식을 전부 쏘겠습니다. 어때요?” 상식적으로 어민도 못 잡는다는 오늘 같은 날에 그 귀하다는 다금바리가 잡힐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던진 제안.

다행히 출연자들은 일단 한번 해 보자는 분위기로 가고 있어서 효과가 있는 듯 보였다.세이프게임
‘설마 잡겠어? 여기 어민들도 낚시로 잡는 다금바리는 일 년에 한 번 볼까 말까라고 하던데.’ 그렇게 여기저기서 낚시 준비에 한창인 출연자들.
물론 다들 방법을 몰라서 배 주인인 어민이 돌아다니며 가르치고 있었다.
“아이, 이거 안 되네……. 배고픈데 말이야…….” “저기, 교익 씨. 혹시 미끼 끼는 법 아세요?” 출연자들이 나름 고군분투하고 있을 무렵.
정동은 허공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분명 2차 스킬 중에 있었는데……. 아!’ 찾고 있던 것을 드디어 찾아낸 정동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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