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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구은우 대표의 다음 스텝이 뭘까요?” “으음?” 인터넷 연예 매체인 이슈 데일리의 사무실.
후배인 김 기자가 이재홍에게 슬쩍 질문을 던졌다.
김 기자는 방금 <아빠는 톱스타>에 관한 기사를 올린 참이었다. 3회 시청률이 15.6%, 이번에도 이희라 작가가 대박을 쳤다, 이런 기사.
그러고 나니 구은우의 행보가 궁금해진 것이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아이, 그러지 마시구요. 선배님은 구 대표하고 친하잖습니까. 저도 콩고물 좀 나눠 주세요.” “엥? 콩고물?” 솔직히 어지간한 일간지보다 나을 정도였다.
6년 만에 컴백한 김의진, 새 작품을 시작하는 대작가 이희라의 인터뷰 기사가 동시에 나오는 곳은 이슈 데일리밖에 없었으니.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이재홍과 구은우의 끈끈한 관계 덕분이었다. 이슈 데일리의 기자들 중에서 그 관계를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콩고물이라니! 우리는 그런 단어를 쓸 사이가 아니라고. 구 대표가 힘들었을 때부터 이어진, 굳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단단하고 끈끈한…….” “아, 예, 예.” 이재홍이 회식 때마다 하는 자랑이었다. 김 기자의 귀에 못이 박일 지경.
“그럼 그것 좀 알려 주세요.” “응? 뭘?” “도대체 어떻게 구 대표를 알아보고 친해지신 겁니까? 원래 죽 쑤던 기획사였다면서요?” 아아.
후배의 말에 이재홍은 잠깐 지난 기억을 더듬어 로투스홀짝보았다.
그리고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별거 없었어.” “네?” “그냥 그 사람이 하는 걸 그대로 기사로 쓴 것뿐이야. 그랬더니 구 대표가 먼저 연락을 해 왔고. 물론 그 뒤부터는 엄청 재밌는 일이 많았지만, 흐흐.” “예에? 그게 뭡니까?” 김 기자는 이재홍의 말을 믿지 않는 듯 입을 비죽 내밀었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자신은 <재망뚝>의 제작발표회에 대해서 선입견 없고 가감도 없이 기사를 쓴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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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몇 번 같이 일하다 보니 알게 된 게 있지.” 돌아갔던 김 기자의 고개가 홱, 하고 다시 이재홍을 향했다.
“뭡니까? 그게?” “인성이 중요하더라 하는 거야.” “아잇. 놀리지 마시구요. 연예계에서 무슨 인성입니까.” 이번에도 김 기자는 믿지 않았다. 그는 바퀴 달린 의자 채로 돌아서서 자기 노트북으로 코를 박았다.
그런 후배를 보며 이재홍 기자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니, 정말인데.’ 냉혹한 연예계니까.
이런 세계에서 성공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
구은우 같은 사람이 드문 것이다.
그렇게 죽을 쑤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EOS파워볼 이유, 일을 벌이기 시작하자 도우려는 사람들이 나타났던 이유, 그리고 이재홍이 흥미를 느끼고 함께하기 시작한 이유도 결국.
‘인성이 좋단 말이야.’ * * * 터벅터벅.
나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서 생각했다.
다음 스텝과 관련된 적대 세력이라.
적이 많이 생기기는 했지.
보상 상자에서 ‘적대 세력 관련 정보’ 같은 게 나올 지경이니.
그런데 다음 스텝?
이미 내가 관여된 드라마가 동시에 두 군데서 진행 중이다.
KBC의 <아빠는 톱스타>, SBC의 <좀비도 사랑이 체질>.
너무 급하게 몰아치면 안 돼.
습습 후후.
일단.
운만 띄워 두자고.
터벅터벅.
3층에 올라 문 앞에 섰다.

띵동.
“구 대표님, 오랜만이네요.” 기대진 작가가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나를 반겼다.
그녀가 새로 얻은 오피스텔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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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S의 오디션 드라마가 끝난 후로 휴식을 가지던 그녀는, “기 작가님, 쉬는 동안에 대본 작업을 하다니 그게 말이 되나요?” 아니 글쎄, 드라마 대본을 6부나 완성시켜 놓았다.
“하하하, 원래 작업을 많이 해 둔 대본이었어요. 조금 수정만 해 볼까 하고 슬슬 손대던 게 불이 붙었어요.” 은미성 작가가 몇 편을 품고 있었던 것처럼, 기대진 작가 역시 마찬가지.
그 덕분에 내 손에 좋은 드라마 대본 하나가 굴러들어 왔다.
<너를 보고 있다> 인터넷 및 SNS의 폭발로 인해 더욱 다양해지고 지능화된 사이버 범죄. 사이버수사대는 다섯 명의 사람을 죽게 만든 해커를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배신과 음모, 그리고 사랑을 다룬 드라마.
“흠, 로맨스가 있네요?” 그렇다고 장르는 배경이고 결국은 로맨스가 주가 되는 드라마는 아니다. 그런 식의 드라마를 쓸 기대진 작가가 아니지.
“이건 SNS 속 인간관계를 조명하기 위한?” “오, 역시 대표님은 알아보시네요.” 내가 작품 보는 눈은 나쁘지 않지. 더군다나.
“이번 작품도 잘 될 겁니다.” 회귀 전 보았던 기대진 작가의 작품 중 하나다.
이건 된다.
“자, 그래서…….” 어, 장르물, 그런데 로맨스가 있다.
“대표님, 주하율 배우 고민 중인 거죠?” “하하, 아무래도요?” 드라마는 로맨스 퀸, 영화는 다양한 장르, 주하율과 이렇게 합의 아닌 합의를 했었다.
“장르물인 데다가 로맨스도 있으니 어떨까 싶네요.” “전 괜찮을 것 같아요. 주 배우 본인도 좋아하고.” “아, 기 작가님이랑 하율 씨랑 다…… 어? 하율 씨도 대본을 봤나요?” “미성이한테 보내 놨는데, 주 배우가 놀러 갔다가 본 모양이더라구요.” “아하.” 그럼 문제 될 것 없겠네?
“근데 하율 씨가 나한테는 그런 말이 없었는데?” “미성이한테도 최근에 보여 준 거라. 주 배우가 본 건 더 최근이고요. 대표님은 엄청 바쁘셨잖아요?” 그랬구나.
“이제 한숨 돌릴 만합니다.” “다행이네요. 연락 엔트리파워볼 온 게 주 배우만이 아니니까요.” “또 누가요?” “여민상 PD가 이미 몇 번이나 컨택을 해 왔는데 확답은 안 했어요.” STVN의 여민상 PD.
안 그래도 내 다음 스텝은 STVN이 될 것 같다. 그가 연락해 왔다면 오히려 잘 됐는데.
“대표님이 워낙 여러 방송사를 누비고 있으시잖아요. 뭐라고 섣불리 말할 수가 있어야죠.” 하하, 하긴.
“이번에는 STVN이랑 할 겁니다. 그쪽에도 해 놓은 약속이 있어서.” 약속은 지킨다.
방훈에게 약속한 대로 은미성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을 안겨 주었으며.
STVN을 드라마 왕국으로 만들어 준다는 약속도 지킬 것이다.
그건 그렇고.
기대진, 주하율, 여민상, 이렇게 여러 사람이 내가 모르는 곳에서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네.
운만 띄우려고 했는데, 이미 다들 알아서 준비 중이잖아?
“하율 씨한테 전화해야겠네요.” “드라마 하자고요?” “그건 좀 이르고요. STVN 가서 여민상 PD랑 밥 한번 먹자고요.” * * * …그랬는데 말이야.
그래서 주하율에게 전화도 했고, 여민상 PD랑 식사 약속도 잡고, STVN에 들어왔는데 말이야.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대표님.” 옆에서 주하율이 눈치를 줬다.
“아아, 미안해요. 나만 보자고 할 줄 알았는데.” 김현 부사장실 앞.
우리는 의자에 앉아 잠시 대기 중이었다.
STVN에 들어오는 김에 김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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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문자를 넣었다. 영화 ‘꾼’이나 앞으로 진행할 드라마에 대해서 간단한 보고나 할까 싶었던 것.
그런데 부사장이 주하율과 함께 얼굴을 보자고 했다.
뭐, 그럴 수도 있는 일인데, 미리 잡힌 약속이 아니라 주하율이 당황해 버렸다.
그녀는 못 본 사이 머리카락을 좀 길러서 지금은 목 아래로 내려오는 중단발.
이 모습도 잘 어울린다.
다만 가벼운 식사 자리라고 생각해서 청바지에 편안한 블라우스 차림인 게 신경 쓰이는 듯했다.
“부사장님은 그다지 격식 안 따지는 분이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으으. 그래도.” 한 방송국의 부사장을 만난다는 게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거기다 재벌가 사람이기도 하니.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으음, 그런데 내가 신경 쓰는 건 전혀 다른 쪽이란 말이지.
“대표님도 긴장한 것처럼 보이는데요? 대표님은 몇 번 뵌 거 아니에요?” 티가 나는구나.
안 되겠다. 미리 말을 해 둬야겠어.
“하율 씨.” “읏, 왜요? 왜 갑자기 진지하게 말을 거세요.” “부사장님을 뵈면 말이죠.” “안 돼요. 저 인사한 다음에는 입 다물고 있을 거예요. 그런 분들 앞에서 분위기 띄우는 거 어색하단 말이에요.”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요?” “그분 얼굴을 보면 아는 사람이 떠오를 수도 있어요.” “네?” 나도 알아봤으니까. 파워볼게임
주하율도 관찰력이 괜찮은 편이다.
아마도 쉽게 눈치챌 수 있을 건데.
“절대 그 이름을 언급하지 마세요.”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보면 알아요. 절대 언급하지 마세요.” “뭐예요. 무슨 말이에요. 속 시원하게 말해 줘요.” 아니, 또 내가 대놓고 말하기에는 좀 그래.
“말하라니까요.” “…….” “꼬집을 거예요?” 그 작은 손으로 꼬집어 봤자.
“아악!?” 너무 아픈데?
“하율 씨?” “대표님, 저 손 매워요.” “회사의 대표를 이렇게 구타해도 되는 겁니까?” “아직 시작도 안 한 거예요. 헷헷헷.” 그때.
“구은우 대표님, 주하율 배우님, 들어오시랍니다.” “살았다!” “아앗!” 비서가 의아한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았지만.

싱글벙글.
나는 웃으면서 부사장실의 문을 열었다.파워볼사이트
“오랜만이네요, 구 대표님. 음, 그리고 주하율 배우님? 반가워요.” 잔잔한 수면을 가진.
하지만 분명 어지간히도 깊은.
호수와도 같은 미소가 우리를 바라보았다.
김현 부사장은 하율 씨에게도 배우님이라고 정확한 호칭을 붙여 불러 주었다.
“왜 구 대표님은 웃고 있고, 주 배우님은 울상이지요?” 헛.
우리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대기하는 중에 작은 게임을 했는데 제가 이겼습니다.” 내가 재빨리 둘러댔다.
“푸훗, 구 대표님은 소속 연예인한테도 안 져 주나요? 어지간히도 이기는 걸 좋아하는군요.” 호수의 표면에 웃음이 번졌다.
거기에 힘 입었는지.
주하율이 머뭇머뭇.
쿠키를.
“넣어 둡시다.” 나는 작게 말하면서 만류했다.
원래 여 PD에게 주려고 했던 걸 가지고 온 모양인데.
오늘도 겉으로 봐서는.
안 된다, 이런 건.
재벌가 일원인데 맛있는 걸 얼마나 많이 맛봤겠어.
“그게 그 유명한 하율 쿠키인가요?” 아, 하필.
걸려 버렸네.
“저도 좀 맛봐도 될까요?” 김현이 미소를 유지한 채 말했고, 주하율은 부끄러워하며 쿠키를 들고 앞으로 나갔다.
아니, 뭘 새삼스럽게 부끄러워하는 거야?
“듣던 대로 모양이….” 역시 하율 쿠키는 대단했다.
교양 교육을 넘치게 받았을 재벌가 사람의 입도 막아 버렸다.
와삭.
김현 전무는 들은 바

가 있는지 두려워하지 않고 쿠키를 베어 물었다.
용감해!
“으음, 맛있네요. 제가 먹어 본 쿠키 중에서도 최상위권이에요.” 주하율이 뒤를 돌아서 나를 바라봤다.
반짝반짝 눈이 빛나고, 발그레 홍조가 떠올랐다.
쿠키 칭찬이 그렇게 좋은 건가.
“하율 씨는 화면으로만 봤었는데 실물이 더 아름답네요.” “감사합니다, 부사장님. 부사장님도 너무 미인이세요.” 그리고는 두 사람 사이에 진심 섞인 칭찬이 현란하게 오고 갔고.
“그런데 구 대표님은.” 잠깐 넋을 놓은 사이에 내게 이야기가 돌아왔다.
“너무 오랜만이네요. 약속을 잊었나 했어요.” 웃, 나한테는 처음부터 찌르고 들어오네.
“죄송합니다. 안 그래도 항상 신경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 것치고는 얼굴이 너무 좋네요. 아마도 손대는 일마다 잘되고 있어서?” “이번에 손댈 작품은 STVN 드라마입니다. 여민상 PD랑 밑에서 잠시 이야기했는데 잘 끝났습니다.” 그녀가 잠시 미소를 지었는데.
으읏, 그냥 뭐라고 해요.
그게 차라리 편하겠다. 파워볼실시간


“그래요. 믿고 있어요.” 음?
너무나 관대한?
“회사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이쪽 드라마에만 충실할 수는 없겠죠. 이제 제법 궤도에 오른 것 같으니 앞으로 잘 해 주리라고 믿어요.” 주하율의 눈이 나와 김현 부사장 사이를 오갔다.
그 뒤로는 환담이 이어졌다.
부사장실 밖으로 나왔는데.
대화하면서 주하율이 뭔가를 눈치챈 기색은 없었다.
모르나.
말하지 말 걸 그랬나.

“이모?” 아니네.
느꼈구나.
“이모 혹은, 나이 차가 많은 언니 정도이지 않을까요.”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
“흐응. 우리 회사 자금 사정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풀리는데요.” “한동안 비밀로 부탁합니다.” “저분이 저를 만나셨다는 건 비밀로 할 생각이 없으신 거 아니에요?” “부사장님은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좀 더 드러냈을 때의 효과가 클 때를 노리고 싶어서요.” 끄덕끄덕.
“그런데 저분이랑 친하세요?” 친하다?
그렇게 보였나? 실시간파워볼
“친하다고는…. 일 관련해서는 우호적으로 만나지만 그게 친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왜요?” “아니, 얼굴만 보고 기분을 알길래요.” “응? 그랬었나요?” 나는 잘 몰랐는데.
“헤헷, 됐어요, 그럼.” 뭐가 됐다는 거지.

  • * * 그렇게 하루가 저물고 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잠시 창문을 열어서 찬 공기가 들어오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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